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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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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과수 @muguasu

필명 무과수는 어루만질 ‘무’, 열매 맺는 나무인 ‘과수’를 더해 만든 이름으로, 가진 재능을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데 쓰고 싶다는 뜻을 담고 있다. 독립출판 《무과수의 기록》 시리즈, 《집다운 집》을 펴냈으며, 한 단어로 정의할 수 없는 직업을 갖고 싶어 일과 딴짓의 경계를 허물고 버무려지는 삶을 추구하며 살고 있다.







나를 위하는 시간
느지막이 눈을 뜨면 아침 7시즈음. 계절에 따라 여전히 깜깜한 어둠이기도, 이미 해가 떠서 창가로 빛이 가득 들이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일어나서 음악이나 라디오를 틀어 청각을 깨우고, 물 한 컵을 따라서 마시며 위와 장을 깨운다. 요즘은 옷을 갈아입고 운동을 하러 밖을 나선다. (겨울이 이제 막 끝난 봄의 아침 공기는 그 어떤 디저트보다 달콤하니 놓치지 말고 누리길 바란다. 기간 한정) 헬스장을 가거나 동네를 산책하거나. 30분 이상 걸으며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감각을 깨우고 나서야 나의 하루가 비로소 시작된다.

땀 흘린 잔뜩 붉어진 얼굴과 몸을 개운하게 샤워하고, 아침 먹을 준비를 한다. 메뉴는 그때그때 감정이나 몸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제철 재료를 꺼내 무엇을 해먹을까 고민하는 시간도 아침 일과에 포함된다.

거창한 요리가 아닌 간단한 조리를 선호한다. (남은 하루가 길기에 에너지를 적절히 잘 분배해야 한다) 한 접시에 형형색색의 채소를 가득 넣고 고소한 빵을 오븐에 바삭하게 구워 곁들이면 유럽의 어느 브런치 가게 못지않은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된다. 때로는 아침 식탁을 동네이웃과 나누기도 하는데, 별것 아닌 것을 나눌 수 있을 때 행복은 더 잦아진다.

나를 알뜰살뜰 잘 챙기며 산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허겁지겁, 너덜너덜이 나의 하루를 가장 잘 표현해 줄 때가 많았다. 종종 주저앉아 이유 모를 눈물을 흘렸다. 지금 돌이켜 보면 열심히는 살았는데 나를 위하지는 못했다. 나를 챙기는 것 나밖에 할 수 없다는 당연한 사실을 깨닫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잔뜩 애쓰고도 헛헛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게 되는 이 세상에서는 더 열심히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마련해야 하는 때가 아닐까. 부디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하루에 ‘안녕'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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